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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알바를 했던 것이 후회 돼 1.ssul

익명
2024-04-05 11:05 26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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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22살의 여름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시작한 알바를 꾸준히 나가던 나와 다르게

너는 빈둥빈둥 놀다 공연 스탭이나, 스키장 청소 알바같은 고수입 단기 알바를 전전하던 때.


알바를 마치고 집에 지쳐 누워있는데 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야. 주말에 나랑 탈 알바 하러 갈래?"

"뭔 개소리야. 어떻게 이런 날씨에 탈을 쓸 생각을 하냐."

"근데 진짜 하는거 하나도 없어. 손만 흔들고 같이 사진 찍고 끝. 그리고 겨우 이틀 땀좀 흘린다고 안뒤져."

"아 몰라. 나 일단 잘거야. 탈이고 뭐고 너무 피곤해."


진심으로 피곤해서 한 대답이었지만 내심 마음에 걸렸다.

너는 늘 혼자서 일했다.

일이 쉽든 어렵든, 근무지가 멀든 가깝든 내게 한번도 권유를 한 적이 없었다.


"잘 생각해 봐. 나중에 꿀알바 놓쳤다고 후회하지 말고."

"알았어. 다시 전화 줄게."


왜 그걸 내게 물었을까.

하루에 1000번의 서빙을 하면서도 그 생각을 놓지 못했다.

어쩌면 단순히 인원부족의 이유였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그 고민은 심란함보다 두근거림으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짝사랑하는 사춘기 소녀처럼 콩닥거렸다는 뜻은 아니다.

두근거림은 오로지 질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고,

나는 너를 대하는데 쓸대없는 감정은 표출하지 않는다 자신할수 있었다.


내가 알바를 하겠다고 하자 너는 기쁜 감정을 내색없이 내보였다.

설령 거절했다 치더라도 며칠 후면 잊어버릴 단순한 녀석이었으니

퍽이나 비교되는 반응이었다.


행사장에 탈은 두 개 뿐이었다.

행사 담당자는 별거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손만 앙증맞게 흔들고 최대한 바보같이 행동하라고 일러주었다.

탈을 입자마자 호흡곤란으로 쓰러지지 않으려 숨의 양을 조절해야 했다.

입구멍이 크게 뚫려있지 않은 탈은 이동형 사우나와 다를바 없었다.

후회하긴 늦었고, 후회할 정신으로 숨을 쉬어야 했다.


일 자체는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대충 손만 까딱거려도 아이들은 꺅꺅거렸고

학생들은 껴안기도하며 사진찍으려 몰려들었다.


활동 구역이 달라서 점심시간에야 너를 볼 수 있었다.

생전 이토록 많은 땀을 흘려본 적이 없을 너와 나는 서로를 보고 허탈하게 웃었다.


"꿀알바 맞지?"


땀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아내면서도 불평 하나 없이 오히려 농담을 던지던 너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같이 느껴졌다.

댓글목록1

익명글님의 댓글

유저89060
2024-04-05 11:28
지랄육갑을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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