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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띠동갑 아저씨랑 사귄다

익명
2024-03-16 13:47 81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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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에 아저씨를 첨 알게 됐다

 

그땐 다음카페에서 활동을 했는데

거기에서 형한테 쪽지를 받았다

 

나이가 30살이라길래 웬 아저씨가.. 이 생각했는데

순간 어린 맘에 든 생각이
돈걱정 안해도 되겠다 였다

다 사주고..차도 있겠지?

이런 맘에 잠시 고민하고 얼른 번호 저장해서

문자를 보냈다

사진 좀 달라고

사진 보고 더 호감이 생겼다

막 잘 생긴건 아니고

훈남이었는데 내 식에 가까운 훈남이었다

 

형이 나이 많은데.. 괜찮냐고 묻길래

괜찮다고 나이 신경 안쓴다고

목소리 들어보고싶은데

전화해봐도 되냐고 물으니까

 

답장도 안하고 전화오드라ㅋㅋ

괜히 별것도 아닌데 설레면서 막 좋았던 기억임

 

목소리는 평범했다

아저씨 목소리..ㅋ

좀 애같은 느낌도 있고

 

뭐하고 있었나

이러고 있었다 저러고 있었다

이런 얘기가 어색하지 않게 잘 이어졌었다

 

막 무슨 일하는 사람이냐구도 묻고

어디사냐고도 묻고

새벽까지 얘기하다가

형이 빨리 보고싶다는데 거리가 꽤 멀었다

형은 서울살고 난 지방에 살아서..

형이 주말에 꼭 보자고 약속하고

전화 끊고 문자 좀 더 하다가 잤다

 

주말 될때까지 문자하고 전화하고..

그때 그 기분이 뭐랄까

신기한 설렘이랄까 그냥 설레는게 아니라

이런 것만으로도 몰랐던 사람이랑

연락만 하는 것만으로도 설렘이란 감정을 느낄 수 있단게

신기했고 설렜고 그랬다

 

그때는 토욜이 다 쉬는 날이 아니었잖아

약속한 날이 셋째주였어

놀토아닌 토욜이라 학교에서 형이 학교 끝날 시간

맞춰서 도착하겠다고 그랬었다

 

괜히 애들이랑 마주치면 설명하기 곤란해 질까봐서

내가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반대편 좀 멀리에

가있으라고 대충 어디 근처에 있으라고

형한테 말해뒀고 도착했단 연락에

미칠듯이 설렜다

종례 끝나자마자 달려 나갔다ㅋㅋ

얘들이 불러도 다 무시하고 어디가냐 소리쳐서 물어보는데

다 쌩깠었음ㅋㅋ 나중에 얼버무리느라 고생좀했지ㅋ

 

여튼 전화걸어서 형이 있을 곳으로 가는데

멀리서 차문 열리고 폰든 손흔드는 형이 보이는데

실제로 보니까 디게 잘생겨 보였다

첫눈에 반하는 느낌ㅋㅋ

 

내이름 불러주면서 얼른 와서 타라고 그러길래

더 빨리 달리기 시작해서 차에 탔다

 

숨 헐떡이면서 쎅쎅 거리면서 땀 흘렸는데

형이 휴지로 땀 닦아주면서 왜 이렇게 뛰어왔냐면서

안뛰어도 땀나는데 땀 엄청 흐르는 것봐

그때가 여름이라 엄청 더웠다ㅋㅋ

형 힐끗 쳐다봐서는 빨리 보고싶어서 뛰어왔다 하니까

머리쓰담어 주면서 웃길래

쎅쎅거리면서 멍하니 형보고는 웃는 모습도 멋있다

속으로 이랬다ㅋㅋ

 

시내가서 놀고 이곳저곳가서 구경하고 먹고 밤늦게 까지

놀다가 울집 근처에 와서는 내 손 꼭 잡고 놔주질 않길래

엄마가 걱정한다고 담에 또 보자고 놔달라고 하니까

 

진짜 그때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한참을 날 간절하게 바라보는데

 

갑자기 날 끌어안아서는

내이름은 부르고 대답해주니까 또 내 이름부르고

자꾸 내이름을 부르더라

 

네네 하다가 왜요 하니까

내가 너 좀 좋아해도 되냐? 하고 묻길래

무슨 질문이 그러냐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형이 좋아하면 안돼? 하고 또 묻길래

질문이 이상해서 웃으면서 된다고 말하니까

너는? 이라고 묻길래

네? 하니까

너는 나 좋아할꺼야? 라고 묻길래

순간 귓가에서 메아리처럼 그 말이 울리더라

심장이 빨리 뛰는게 느껴지고 멍해지더라ㅋㅋ

 

내가 굳어있으니까 형이 좀 떨어져서는 날 아주 가까이서

바라보는데 진짜 그때 그 기분이 말로 설명이 되지않는다

 

응? 좋아할꺼야?

한번더 묻는데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더라

 

서로 얼굴 맞대고 입꼬리 광대승천하는데ㅋㅋㅋㅋ

형이 키스해도 되냐고 묻더라ㅋㅋ

그 말 듣고 내가 먼저 형한테 입맞춤ㅋㅋ

 

한참 키스하는데 벨소리 울려서 떨어지고

엄마 전화길래 얼른 받아서 집앞이라고 얼른 들어가겠다고

하고 끊고는 형 바라보니까

형이 나 힐끔 보더니 내 입술에 뽀뽀하고

바보처럼 웃길래

 

나도 형한테 뽀뽀해주고

간다하고 나옴ㅋ

나도 모르게 반말이 나와버렸는데

 

전화 오드라

받으니까 간다?

하길래 응?

하니까 응?

이럼ㅋㅋㅋㅋ왜? 하니까 또 왜?하길래

왜 따라하냐니까 왜따라하냐니까??

왜..하니까 좋아서라면서 막웃길래 나도 막웃음ㅋㅋㅋㅋ

 

처음 만났는데 신기하게 넘 좋아서 설레고

그렇게 주말만 되면 형이 매번 내려와서 만났고

내가 가끔 올라갈때도 있고 방학때 형집에서

자기도 했고

친구들이랑 여행가기로 했다고 뻥치면서ㅋㅋ

며칠씩 있다가 돌아가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보기싫을 때도 있었는데

안보면 안될거 같단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억지로 만나면서도 기분 엄청 안좋아서

암말도 안하고 얼굴도 안보는데 걍 같이있고

같이 있다보면 서로 기분나쁜게 뭐가 있었냐듯

갑자기 풀어질때도 있다가

다시 또 싸우고ㅋㅋ

 

그렇게 안보면 안되고..

보면 싫을 때가 더 많은데

그래도 잘생겨보이고 멋있어보는 생각이나 하는 행동은

아저씨인 형이랑 그렇게 지내면서

고3됐을땐 형이랑 만나서 노는 것보단 같이 공부만 하고

하기 싫다고 떼쓰면서도 억지로 형이 공부 시키고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대학가면 원 없이 놀자고

수능만 보고나면 여행도 가고 그러자고

그 동안 공부 빡세게 하자고 억지로 시켜댔다

덕분에 성적도 많이 오르고

수능도 잘봐서 서울로 대학을 갈 수 있을 성적이었다

형이 알아주는 대기업 회사 다니는데

나도 형이랑 같은 일하고 싶어서 형이 나온 대학에

형이 나온 과로 갔고

 

형이 매번 놀때마다 쓴돈이며

나한테 해준게 생각해보니 엄청많더라

2년동안..

 

나도 뭔가 선물 해주고 싶어서

1월달부터 졸업하기 전까지 형이랑 연락도 줄이고

만나는 횟수도 줄이기 시작함ㅋㅋ걍 바쁘단 핑계랑

친구랑 약속있단 뻥으로.

식당써빙알바를 운좋게 친구소개로 구해서

진짜 엄청 힘들게 일했던 기억이..

 

이때 형이 엄청 화났다

답장이 몇시간이 지나도 안하니까

전화를 받을때까지 계속하고..

마감 다 끝내고 집가는 길에 오는 전화를 받게 될 정도로

계속했다..

뭐하고있길래 전활 이제서야 받냐면서

사람 미치게 만들거냐고

이번에도 안받으면 차키 챙기려고 그랬다고

요즘 왜 그러냐고 진짜 돌아버리겠다고..

이 말을 이 똑같은 말들을

몇십번을 반복해서 말했는지..

날 얼마나 생각하면 이러겠나..

날 얼마나 사랑해서 이러겠나..

많이 힘들다는데.. 솔직하게 말해버리면

서프라이즈가 안되니까..

고민하는 스트레스가 장난아니여서..

왜이렇게 집착하냐고 결국 터져버렸다

결국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뺨 맞았다

아픈것도 아픈건데..진짜 나도 미칠거같더라

그래도 그렇게 터져버림 안되는 거였는데..

진짜 미저리같다고까지 말하고..

또라이같다고 사정이 있을거란 생각은 안해봤냐고

말못한 사정이있을거라곤 생각 안해봤냐고

그러니까 그딴 생각이 왜 생기냐고

바람피냐고 딴새끼 만나는거냐고

어떤새끼냐고 그러는데

아니라고 그런거아니라고 잡아땠는데

그럼 뭐냐고 물어도 절대 안말하려고

했는데 형이 울면서 솔직하게 말하라고

그러더라..

제발 말해달라고

솔직하게 거짓말하지말고 그만하고 다 말해달라고

울면서..니가 진짜 바람을 폈다 그래도 상관없으니까

솔직하게 다말해달라 그러는데

우는 형 보니까 나까지 울컥해서..

결국 사실대로 다 말해버렸다

형 선물사주고 싶어서 알바했다고

서로 질질 짜는데 내가 말해놓고서도 어이가 없는데

들은사람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ㅋㅋ

그렇게 미친사람이 되도록 싸웠는데ㅋㅋ

웃으면서 울다가 껴안고 ㅋㅋ

그렇게 풀렸었다ㅋㅋ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김..ㅋ

 

선물로는 까만색 커플패딩 샀다ㅋㅋ

근데 2월달에 사서 별로 못입어봄ㅋ

 

패딩살 생각에 알바해서 월급받자마자 샀는데

ㅋㅋ

...

 

뭐 어찌됐든

형집에서 같이 살게 됐고

대학생이 됐다

가족들한텐

친구랑 같이 살게 됐다고..

방구해줄 돈은 필요없다고 대충 얼버무림ㅋ고생했었음

대충 그리 됐다고 둘러되느라

 

형이랑 맨날 보고 같이 자고 눈뜨고 일어나서

아침먹고 형 출근하는거 배웅해주고 ㅋㅋ

나학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형이랑 같이 저녁먹을 때도 있고

형이 회식하거나 야근하거나

내가 친구랑 약속있거나 일생기거나

그러면 없고 ㅋㅋ

형이랑 많이 닮아간다는걸 느끼고

형 채취랑 내 채취도 닮아간단걸 느끼고

매일봐도 질리지 않다는게 신기하고 좋고

그렇게 생활 하면서

스마트폰을 갖게 됐는데

ㅈㄷ란걸 알게 되고

호기심에 깔아봤었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신세계라며 막 둘러보다

바로 삭제하긴 했지만

과동기 중 친한애를 발견했고

그 후로 걔랑 참 묘한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나 혼자 시작된 묘함이랄까

 

걔랑 스킨쉽도 많이 하고 평범한 스킨쉽이지만..

뭐 잘 붙어다녔었고..

걔가 게이란걸 아는 나는 참 걔가 불편한데

싫지 않았다

 

결국 종파때 사고치고 말았다

형이랑 외박은 절대 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늦으면 늦는다 꼭 연락 해주고

어쩔 수 없이 외박해야할 일이 생기면

꼭 말해주기로 약속했었는데

깨고 말아버렸다

 

술에 완전 취해 버렸고 폰배터리는 방전됐고..

종파한다는 말도 깜박하고 안했었는데

 

나는 걔랑 걔 자취방에서 자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나니

걔가 내 거길 만지는 느낌에 놀라서

괜히 뒤척이는척 몸을 돌렸고

오바하면서 기지개 켜니까

걔가 얼른 손을 가져가드라..

 

서둘러 몸일으켜 폰부터찾았다

속으로 형미안하다고 울부짖었다 ㅋ..

 

쉽게 걔 충전기 찾을 수있었고 바로 폰 켜봤다

..부재중 전화 엄청 와있었다

카톡이며 문자며..거의다 형꺼..

 

바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걔가 옆에 누워있고..

 

일단은 대충 세수하고 씻으려고 화장실 들어가니까

걔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더라

 

괜히 짜증만 막 나서

대충대충 세수만 하고

나와서 짐 챙기고 급하게 막 나와버렸다

걔한테는 암말도 안하고..

 

집 가는 도중에 형한테 전화하려다가

회사 도착했을 시간이라

톡을 남겼다 미안하다고 종파했는데

술떡되고 폰은 배터리 나가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잘못했다고

집도착하고 샤워하고 나서 보니까

걔 부재중 전화 뜨길래..

전화 해봤다

간다는 인사도 없이 나온게 맘에 좀 걸려서

 

뭐 그냥 왜 말도없이 갔냐길래

급한일 생겼다고 알았다고

아 그러냐고 하길래 끊으려고 했는데

 

오늘 뭐하냐구 묻더라

시간 되면 표있다고 같이 농구보러 가자는데

왜 이럴까 싶고..

피하고 싶은 기분이 막 생겨났다

그래서 약속있다고 둘러대고 끊었다

 

이 후로 만나자는 연락이 자주 왔고..

결국 어쩔 수 없이 점심 같이 먹기로 했다

 

만나서 밥만 먹을 줄 알았는데

영화도 보자길래

소름끼치게 남자 둘이 왜보냐 이래놓고

보고.. 포켓볼도 치러가고

노래방도 갔다 피씨방도 가고..

저녁도 같이 먹자길래

안된다고 하고 헤어졌다

 

집에도착하니까 형이 먼저 퇴근하고 집에 와있었다

방금왔는지 넥타이 풀르고 있었고

형이 어디갔다 오냐고 예민해져서 따지듯 묻길래

친구 좀 만나면 안되냐 라고 퉁명스럽게 말해버렸다

 

걔 자취방에서 자고..형 퇴근하고 와서는

대판 싸웠다

그냥 친구라고 둘러됐는데

친구 맞긴한데 왜 양심이 자꾸 찔리는지

괜히 짜증이 엄청 나길래

형은 화나있는데 내가 막 짜증내고 그러니까

진짜 대판싸우고 완전 냉랭해져서 밥도 따로 먹고..

 

결국 걔랑 만나고 온 날도

형이 너 진짜 바람피냐?

하고 묻길래

암말도 안해버리니까

계속 물어도 암말도 안하니까 진심 개빡쳤는지

나 때리려고 손올렸는데 급 멈췄다

그 순간 전에 나 뺨 맞았을 때 생각났고

형도 아마 그생각에 멈칫했던거 같았다

 

그 순간에 나도 모르게

왜 때리려다 마냐고 따지듯 물었다

형이 아니야 하길래

뭐가 아니냐라고 물으니까

아니라고 그러길래

진짜 괴로운건 나라고 따졌다

형집착에 진짜 돌아버겠다고..

그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

걔가 좋아지려는 것 같았고

그때마다 형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게

그게 괴로웠던 건데

형앞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다

형이 미안하다고 말하길래

난 암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정작 미안해할사람은 난데..

 

그 후로 죄책감에 형을 피하고 싶어졌다

형 볼 낯이 없어졌다

그래서 걔랑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아져 버렸다

형도 나한테 더이상 집착하지 않았다

 

걔랑 만나면 만날 수록

걔가 좋아졌다

걔도 내가 걜 좋아한다는게 느껴졌는지

나한테 고백을 했다

받아 줄 수 있냐고 묻는데

순간 형이 고백 했을 때가 생각났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바로 걔 자취방에서 섹스했다

외박까지 해버렸다

 

집에 있을 때는 형을 바라보지도 않을 뿐더러

형식적 대화 말곤 얘기조차 나누지 않고

 

폰만 만졌다

집에 있을 때면 걔랑 하루종일 연락하고

걔 만나기만을 바랐다

 

형이 휴가를 내고 해외로 여행가자고

짐싸자고 낼 아침 비행기니까

빨리 짐싸고 자자고 그랬는데

 

느닷없이 무슨소린가 싶었고

낼도 걔랑 만나는데..

 

왜 형 멋대로 하냐고 따지고 물었다

형은 나름 서프라이즈라고 준비 한것 같았다

별로냐고 싫으냐고 묻길래

응이라고 했다

왜 상의도 없이 멋대로 그러냐고 물으니까

미안이라고 생각이 짧았다면서 알았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넘 미안한데

그때는 왜 아무렇지 않았을까

 

폰만 만지는 나한테 이제서야 누구랑 연락하냐고

묻길래 몰라도 된다고 했었다

그래 알았다고 형은 말했고

 

그후로 형의 관섭이나 집착은 더 이상 있지 않았는데..

 

그렇게 시간흘르고 개강하고

잦은 술자리에

자주 취해서 집에 들어갔다

 

그 날은 웬일인지 집이 캄캄했다

형이 집에 없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고

신발 벗자마자

침대로 가서 잠에 들었다

새벽에 잠깐 깼는데 문열리는 소리들리더니

내이름 막 불러 대는 형 목소리가 들렸다

췻기에 쩔은 목소리로 내이름 자꾸부르는 소리에

깨서 뒤척이면서 귀막고 짜증냈는데

형이 내옆에 누우면서 날 꼭 껴안았다

 

나한테도 술냄새가 났는데

형한테는 더 독하게 올라왔다

코를 확 찌를 정도로..

 

여전히 내이름 계속 부르기만하다가

고맙다고 짧게 말하더니

한참 암말도 안하길래 잠들었나 싶어서 나도

잠들려고 하는데

내 옆에 계속 있어서 고맙다고

떠나가지 않아서 고맙다고

내 옆에 계속계속 있어서 고맙다고

떠나가지 않아서 고맙다고

똑같은 말 계속 반복하면서 말하는데 우는건지

가슴팍이 축축해지드라..

 

뭔가 당연시 여겼던 곳이라

아무생각 없이 내집이라 여겨서 있었던 거였는데

 

형이 말해 줌으로써 깨달았다

더 이상 여기 있어봐야 형만 힘겹게 할거란걸..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짐 챙겼다

걔한테 톡으로 짐챙겨서 니 자취방 간다고 하고

 

짐 다 챙기고 아침 준비하고

형 깨웠다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야할거 같아서

아무말 없이 나오는건 정말 아닌거 같아서

 

같이 아무말 없이 아침 먹다가

조심스럽게 말꺼냈다

나도 많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다짜고짜 이말부터 꺼내니까

형이 나 바라보더라

난 차마 형하고 눈마주칠 수가 없었다

정말 고마웠다고

많이 미안하다고 눈치챘을거라 알고

이만 지금 만나는 사람한테 가보겠다고

말했는데 참 덤덤했다..

지금은 그때만 생각하면 절절하게 아픈데

그땐 참 덤덤했었다

시간이란게..참 잔인하단 걸 느낀다

시간이 흐를 수록 대단했던 감정이라도

서서히 잊혀지고 뭉게진다는걸..

 

형은 그때 참 이상한 소릴했다

가지 말라고

여기서 살지 왜

잘 살아왔는데 왜 나가려고 하냐고

가지말라면서 방으로 가서는 내가 싸놓은 짐을 막 풀어서

정리하길래 막 말렸는데

형이 난 너 없으면 못산다고

가지말라고 말하면서 짐 정리하려고 하는데

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면서 막 말려댔다

 

니가 누구랑 사랑을 하든

내옆에만 있어달라고라고 말하면서

막 우는데

나한테 기대서 막 서럽게 울어댔다

한참 등토닥이면서 달래주고

머리쓰담어주고 그럴 수록 더 서럽게 울어대길래

그만 울으라고 회사 지각하겠다고

겨우 달래서 출근 시키고

나도 학교갈 채비하면서 짐 챙겨서는

걔한테 연락하고 자취방 들렸다가

학교 갔다

 

그 후로 형하고 연락도 안하고

얼굴볼일도 없고

가끔 어쩌다 가끔 생각날 뿐이었지

걔랑 잘 지내는데

아니 생각해보면 잘 지내는 거 같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지우고싶은 기억

별로 좋지않은 기억으로 간주되곤해서

되도록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서..

 

암튼 동반입대 다 뭐다

미래에는 이러고지내자 저러고지내자

이민가자 이런 얘기 다 해놓고

나 혼자 특기병 지원해 버렸다

다시 생각해보니 군대 같이 가는 건 아닌거 같다고

같이 가기 싫어졌다고

것 때문에 대판 싸우고 헤어져버렸다

나는 가족이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특기병 합격하고 입영날짜 나오고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진탕 놀다가 입대하고

입대하고 생각이 많아졌는데

형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소한 일들까지

같이 공부했던 기억이며 대학 합격해서 같이 좋아하고

괜히 서프라이즈 한다해놓고 대판 싸워서 망치고

해운대로 첫여행 갔던 기억도 나고 같이 살게되고

소소하게 살아왔던 기억들

그리고 마지막이었던 기억..

 

군대 생각하면

혼자 구석에 숨어서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반절이다..

 

전역 하고 나는

형생각에 폐인처럼 살다가

 

형이 마지막에

내 옆에만 있어달라는 말을 지금이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왜 형 번호를 외우지 않았을까

하지않던 페북도 깔아봤다

형도 페북을 하지 않았었는데

역시 형은 없었고

 

결국 무작정 짐 싸서

서울로 올라갔다

 

형과 헤어지고 햇수로 4년이 지났다

형이 이사갔을 지도 모르지만

4년만에 집에 다시 돌아왔다

 

현관문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앞일이 전혀 상상안돼서..

고민도 아닌 고민하면서 초인종을 누를지 말지 고민하다가

고민끝에 눌러봤는데 묵묵부답이었고

도어락을 풀어보려했는데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분명 형과 내가 관련된 숫자였는데

두세번해보다가 포기하고 계단에 앉았다

 

형이 집에 오길 막연하게 기다렸다

빈집인건가 싶고

회식을 늦게 까지 하는거겠지?하다가도

왜 안오는건지 불안감 때문에 넘 초조해졌다

 

12시가 넘었는데도 형은 나타나지 않았고

추워서 미칠거 같고 초조해 미칠거 같고..

 

그렇게 네시간이 더 지나서야 형이 나타났고..

술에 찌든 형은 그때 그 기억이 떠오르게

코를 확 찌르는 듯한 독한 술 냄새를 풍기며

날 멍하게 바라보았고 나도 멍하게 형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안아버렸다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울컥하고 눈물이 뚝뚝 흘렀다

형도 우는건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는데

대답을 듣고 싶어서

보고싶었다고 다시 한번 말하니까

나도라고 울먹이면서 겨우말하길래

사랑한다고 말하고 이제 형 안떠난다고

평생 형 옆에 있겠다고 울먹이면서 말했는데..

웃기다..ㅋㅋ

지금생각해보니까 개오글거리네ㅋㅋ

 

형이 오래 기다렸다면서 얼굴좀다시 보자고

내얼굴 부여잡고는 울면서 웃는데

그 얼굴이 웃겨서 나도 울면서 웃고ㅋㅋ

많이 늙었다면서 왜 이렇게 늙은거냐고 막 그러는데

짜증나게 형은 더 젊어진듯..그래서 뭐라 반박할말도

없고..내가 늙은거 인정하니까..

진심화나서 시끄럽다고 하니까

키스함ㅋㅋㅋㅋ..

 

 

내 썰 자랑하고 싶어서 형 재우고 몰래 쓰는데

3시간 걸린듯..ㅋ

암튼 형이랑 다시 만났음

예전처럼 ㅋ아니 예전보다 훨씬더 행복하게

생활중임ㅋㅋ

 

 

넘 기니까 세줄요약까지만 하고 자야겠다

 

1. 12살 차이 띠동갑 아저씨랑 사귐ㅋ첫사랑임

 

2. 내가 바람나서 헤어짐

 

3. 결국 바람난년이랑 헤어지고 다시 아저씨 만남

댓글목록1

익명글님의 댓글

유저02437
2024-03-16 17:16
헐 ㅠ 소설이야?? 진짜인줄알았자냐 온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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